'오스틴 파워: 제로'는 1999년 개봉한 제이 로치 감독의 코미디 영화로, 60년대 스파이 영화를 패러디한 시리즈의 두 번째 작품입니다. 마이크 마이어스가 일인다역으로 선보인 이 영화는 유치하면서도 재치 있는 유머로 관객들의 배꼽을 쥐고 흔들었죠.
영화는 악당 닥터 이블(마이크 마이어스)이 과거로 시간 여행을 떠나 오스틴 파워(역시 마이크 마이어스)의 '모조(mojo)'를 훔치려는 계획을 세우면서 시작됩니다. 이에 오스틴도 과거로 돌아가 자신의 능력을 되찾고 세계를 구하려 분투하는 모습이 코믹하게 펼쳐집니다.
마이크 마이어스의 다채로운 연기는 영화의 핵심입니다. 그는 오스틴 파워, 닥터 이블, 뚱뚱한 스코틀랜드 요리사 팻 배스타드까지 세 역할을 소화하며 놀라운 변신을 선보입니다. 특히 닥터 이블과 미니미(버나 트로이어)의 콤비 플레이는 영화의 하이라이트로 꼽히죠.
이 영화의 매력은 바로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자유분방함에 있습니다. 시간 여행, 복제 인간, 거대 레이저 등 SF 영화의 클리셰를 총동원하면서도, 이를 재치 있게 비틀어 웃음을 자아냅니다. 특히 마이크 마이어스 특유의 과장된 연기와 능청스러운 표정은 황당한 상황을 더욱 재미있게 만듭니다.
대사 하나하나가 유머 감각으로 가득합니다. "나는 아버지고, 넌 아들이야"라는 스타워즈의 유명한 대사를 패러디한 장면은 관객들에게 폭소를 안겼죠. 이처럼 영화, 음악, 패션 등 60년대 팝 컬처를 향한 재치 있는 오마주가 곳곳에 숨어있어 영화를 보는 재미를 더합니다.
물론 이 영화의 유머가 모든 이에게 통할 순 없을 겁니다. 때론 유치하고, 때론 불쾌할 수도 있죠. 하지만 그저 웃고 즐기라는 영화의 의도를 받아들인다면, '오스틴 파워: 제로'는 스트레스 해소용으로 더할 나위 없는 선택이 될 것입니다.
영화의 미술과 의상도 인상적입니다. 과장된 60년대 스타일의 재현은 보는 것만으로도 웃음을 자아내죠. 특히 오스틴 파워의 독특한 패션은 그 자체로 하나의 문화 아이콘이 되었습니다.
'오스틴 파워: 제로'는 B급 감성을 A급 제작으로 승화시킨 작품입니다. 억지스러워 보이는 설정과 유머가 오히려 영화의 매력이 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연출되죠. 이 영화를 보고 나면 일상의 스트레스가 '제로'가 될지도 모릅니다. 때로는 이렇게 머리를 비우고 단순히 웃을 수 있는 영화가 필요하지 않을까요? '오스틴 파워: 제로'는 그런 의미에서 완벽한 선택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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